certo-phot / neopan 400 / rodinal 1+50 / 9 min. / v700
공휴일인데도 비는 오고, 몸은 감기에 지루해져 가던 날.
이 날이 마지막으로 작업실 가는 날이었다.
나르다 남은 나머지 짐들을 가지러.
애초 시작은 '그래, 간만에 침대에서 뒹굴어보자' 였지만.
이놈의 몸은 노예로 살아가는 데에 이미 익숙해져 버린 탓인지
사서 고생이라고.
사진기를 들고 밖으로.
줄기차게 드나들던 작업실 가는 길.
그 길을 찍어봤다.
머 딱히 의미가 있어서는 아닌, 그냥 딱히 갈데도 없었으니까.
물론 작업을 하러가 아닌, 짐을 가지러.
물론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여전히 작업을 하겠지만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을 가는 길은
이런 느낌과는 조금 다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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