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셀블라드가 어떻게 속을 썩였는지에 대해선, 천천히 넋두리를 늘어놓을 예정이고..
브리즈번으로 날아가는 비행기는 싱가포르를 경유하기로 되어있었다.
사실 직항은 가난해서 못타겠고, 경유하는 항공편 중에는 일본과 싱가포르가 있었는데
일본에서는 갈아타는 시간대가 너무 애매해서 할 수 없이 싱가포르에서 갈아타기. -_-
어지간한 나의 지인은 알겠지만, 싱가포르는 나와는 어찌됬든 인연이 닿았던 곳이기도 하고
도시도 그리 크지 않은데다가 택시비도 저렴한 편이라
갈아타기까지 주어진 8시간은 충분히 여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시간이었다.
창이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다운타운을 향해 달리는 동안, 1년전 내가 보았던 익숙한 풍경들..
다시 보였다.
그 친구가 살던 이스트 코스트 파크의 아파트를 지나고, 같이 밤길을 걷던 게이랑을 지났으며
아직도 맛있던 파스타를 먹으며 웃던 모습이 생생한, 차임스의 그곳을 지났다.
이젠 아무도 날 반겨주지 않는 그 도시를, 그렇게 걸었다.
보트키 언저리를 걸으며 더위를 식히기 위해 들렀던 카페테리아를 이번엔 혼자 들렀다.
그때, 그 자리에서 거리를 지나는 사람은 왜 다 비슷하게 보이는지.
달라진건 나밖에 없는 듯, 그렇게 시간을 추억했다.
그렇게까지 궁상을 떨고나서야, 다시 난 1년전 싱가포르로 향하기 전의 나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결국 담담해 질 수 있었다면, 내가 싱가포르를 경유지로 택한건 분명 옳았다.
언제가 되던간에 나에게, 내 소비된 청춘에 마침표를 찍을 필요는 있었으니까.
이젠 싱가포르에 누가 살던간에, 그저 남들이 아는대로
'한때 대한민국과 함께 아시아의 4마리 용 중의 하나였으며 지금은 국민소득이 일본 다음으로 높은"
그저 그런 나라로 기억할 수 있으니까
맘 편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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